"AI가 사람보다 똑똑해지고 있다"는 말, 이제 익숙하죠.
챗봇은 사람처럼 대화하고, 자율주행차는 교통을 스스로 인식하며, 이미지 생성 모델은 몇 초 만에 완성도 높은 그림을 뽑아냅니다.
하지만 이 인공지능의 ‘지능’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닙니다.
수백만 장의 이미지와 수십만 개의 문장을 일일이 구분하고 설명해준 사람들의 손에서 시작됐죠.
이 조용한 노동자들이 바로 ‘데이터 라벨러’입니다. 오늘은 데이터 라벨러: AI 학습의 그림자 노동자들에 대하여 소개해 드릴 예정입니다.
AI는 어떻게 배울까? – 사람이 일일이 알려준다
🤖 머신러닝의 핵심은 ‘정답 데이터’
AI가 학습을 하려면 단순한 데이터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이 사진은 고양이다’, ‘이 문장은 혐오 표현이다’, ‘이 소리는 박수다’와 같이, 데이터에 ‘정답’을 달아줘야 합니다.
이 과정을 ‘라벨링’이라고 하고, 그 작업을 하는 사람이 데이터 라벨러입니다.
예시로 보면 쉽게 이해됩니다:
이미지 라벨링: 고양이 사진에 ‘고양이’라는 태그 달기
텍스트 라벨링: “이 앱 너무 느려요” → ‘부정 리뷰’로 분류
음성 라벨링: 오디오에서 특정 단어의 시작·종료 시간 표시
의료 데이터 라벨링: MRI에서 종양 위치에 테두리 표시
이렇게 사람이 직접 정리한 데이터가 있어야 AI가 제대로 ‘학습’할 수 있습니다.
즉, 라벨러는 AI가 똑똑해지기 위한 첫걸음을 만들어주는 사람들입니다.
데이터 라벨러의 현실 – 단순 반복? 아니, 인내와 정확의 노동
📦 데이터 라벨링은 이렇게 진행됩니다
플랫폼 접속 또는 기업 배정 시스템 로그인
작업 대상 데이터 확인 (이미지, 텍스트, 음성 등)
정해진 기준에 따라 라벨 부착
검수자 리뷰 → 피드백 또는 수정 요청 수신
최종 승인 시 건당 수익 지급
보통 한 프로젝트에 수천~수만 개의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며, 초보자는 하루 수백 개 이상 라벨링하는 것도 벅찰 수 있습니다.
😰 단순 반복? 실제로는 복잡한 일
“고양이” 라벨을 다는 일이라고 해서 단순하게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사진 속 동물이 고양이인지, 강아지인지 애매한 경우도 있고, 고양이의 일부분만 나온 경우에도 판단을 내려야 합니다.
텍스트 라벨링은 더 어렵습니다.
“이거 진짜 잘 만들었네?” → 긍정 리뷰
“이 앱 진짜 잘 만들었네 ㅋㅋㅋㅋ” → 풍자일 수도 있음
“당신 같은 사람은 사회에 필요 없어요” → 혐오? 단순 의견?
이런 판단의 애매함은 작업자에게 큰 피로감을 줍니다.
게다가, 검수자 기준에 따라 반려(실수 처리)되면 수익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 수익 구조는?
건당 정산
예: 이미지 1건당 30100원, 텍스트 1건당 50200원
숙련자는 시간당 1만1만5천 원 가능, 초보자는 시간당 45천 원에 그치기도
프로젝트 단위 계약
일정 수량을 완료하면 정액 지급 (예: 10,000건 = 80만 원)
플랫폼 수익 공유
일부 크라우드소싱 플랫폼은 작업자 수익의 일정 비율을 가져감
해외 외주형 태스크
글로벌 기업이 요청
영문 능력 요구되며 단가가 더 낮은 경우도 많음
그림자 노동에서 전문 직업으로 – 라벨러의 미래는?
🕯 ‘데이터는 석유다’, 그런데 그 석유를 캐는 건 누구?
AI 시대의 원유라 불리는 데이터.
하지만 그 정제 과정인 라벨링은 여전히 저임금·비정규 형태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일부 기업은 이를 'AI 자동화'로 포장해 라벨러의 존재를 지우려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AI가 정제된 데이터를 학습하는 건 잘하지만, 그 데이터를 정제하는 건 아직도 사람의 몫입니다.
📚 데이터 라벨러 → 데이터 큐레이터로
최근엔 단순 라벨링을 넘어, ‘판단이 필요한 고난이도 데이터’를 다룰 수 있는 전문가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의료, 법률, 금융 등 전문 분야 라벨링
AI 모델의 오류 분석 및 피드백 제공
윤리 기준에 맞는 콘텐츠 분류 판단
또한, 검수자 또는 교육자로 성장할 수 있는 구조도 마련되고 있습니다.
라벨러 간의 커뮤니티, 품질관리 시스템, 심화 교육 등을 통해 단순한 반복 노동이 아니라 ‘AI 이해 기반의 전문 직업’으로 나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AI는 세상을 바꾸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변화의 뒤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조용한 노동이 있습니다.
화려한 기술의 이면에서 AI가 무엇을, 어떻게 배워야 하는지 알려주는 사람들.
바로 데이터 라벨러입니다.
이 직업은 단순한 반복 노동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들이 만든 데이터 하나하나가 미래 기술의 방향을 정합니다.
그리고 점점 더 '사람의 판단'이 필요한 고급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죠.
앞으로 AI가 발전할수록, 우리는 이 조용한 노동의 가치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