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골목, 옛날엔 사진관이랑 떡집이 있었어요."
"여긴 우리 할머니가 매일 장 보러 가던 시장이에요."
언젠가 익숙했지만 지금은 사라지고 있는 동네.
그곳엔 여전히 이야기가 있고, 사람의 온기가 있습니다.
이 사라져가는 공간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로컬 콘텐츠 기획자(Local Content Creator/Planner)입니다. 오늘은 로컬 콘텐츠 기획자: 사라지는 동네를 스토리로 만드는 사람에 대하여 소개해 드릴 예정입니다.
로컬 콘텐츠란 무엇인가 – 동네 자체가 이야기다
🌆 평범한 공간도, 콘텐츠가 될 수 있다
콘텐츠라 하면 유튜브 영상이나 영화, 웹툰만 떠오르기 쉽지만, 요즘의 콘텐츠는 ‘장소와 경험’을 담는 확장된 개념입니다.
강원 정선의 폐광촌이 갤러리가 되고 전북 군산의 근대 골목이 여행 코스로 변신하며 대구 서문시장에 청년 디자이너 가게들이 들어서고 이 모두가 ‘로컬 콘텐츠’입니다.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동네가 스토리텔링과 기획을 통해 콘텐츠가 되는 것이죠.
“이 동네에 뭐가 있어요?”가 아니라
“이 동네엔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나요?”라는 질문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 지역 자원을 재발견하는 직업
로컬 콘텐츠 기획자는 단순히 지역 행사를 준비하는 기획자가 아닙니다.
그들은 동네의 역사, 공간, 사람, 문화 등을 조사하고
콘텐츠화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문화 디자이너’입니다.
오래된 시장을 브랜딩하고
골목길을 투어 프로그램으로 만들고
전통집을 전시공간 또는 팝업스토어로 바꾸며
지역 주민과 협업해 콘텐츠 제작도 진행합니다
이 직업은 공간 + 사람 + 콘텐츠 + 기획력을 모두 다루는 복합적 역할을 합니다.
로컬 콘텐츠 기획자의 실제 업무 – 동네를 다시 쓰는 기획력
🔍 Step 1: 동네 읽기 – 자료 조사와 탐방
기획의 시작은 ‘발견’입니다.
지역의 역사, 오래된 상점, 지역 주민의 구술 자료, 과거 사진 등을 조사하며 그 공간에 숨어 있는 이야기를 발굴합니다.
“동네 이름의 유래가 뭔가요?”
“이 가게가 왜 이 자리에 생겼나요?”
“여기서 어떤 사람들이 모였었나요?”
이런 질문을 던지고, 답을 기록하는 과정 자체가 콘텐츠가 됩니다.
🧠 Step 2: 콘셉트 설계 – 지역의 ‘고유성’을 끌어내기
단순히 예쁜 공간을 만드는 게 아니라,
‘이 동네만의 색’을 찾는 것이 핵심입니다.
쇠락한 공단 지역 → ‘산업유산 문화 투어’
전통시장 → ‘할머니 식당 브랜딩 & 스토리 영상’
농촌 마을 → ‘한 달 살기 워케이션 프로그램’
낡은 여관 → ‘로컬 굿즈 편집숍 + 전시공간’
이런 기획은 지역 외부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데도 효과가 있지만, 무엇보다 지역 주민이 ‘내 동네를 다시 사랑하게 되는 효과’가 큽니다.
🛠 Step 3: 실행과 확장 – 사람과 연결해 살아 있는 콘텐츠로 기획만 잘해도 안 됩니다.
로컬 콘텐츠 기획자는 직접 실행에 참여하거나 연결을 만들어주는 역할도 합니다.
디자이너, 영상팀, 브랜딩 전문가 섭외
지자체, 공공기관과 협업해 지원 유치
로컬 크리에이터 및 주민 대상 워크숍 기획
콘텐츠 운영 이후 수익화/지속화 전략 설계
즉, 기획 + 실행 + 운영 + 확장까지 모두 아우르는 직업입니다.
로컬 콘텐츠 기획의 가치와 전망 – 공간에 생명을 불어넣는 일
💡 왜 지금 ‘로컬’인가?
지방 소멸, 인구 감소, 청년 유출.
이런 뉴스는 흔하지만, 동시에 지역에서 살아보려는 사람도 늘고 있습니다.
도시보다 저렴한 생활비
자연과 가까운 삶
느린 속도와 관계 중심의 공동체
이런 삶에 관심이 있는 청년들이 지역에 정착하며
‘로컬에서 일하고, 콘텐츠를 만들고, 살아가는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죠.
이들을 연결하고 기회를 만드는 사람 역시
로컬 콘텐츠 기획자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 수익 구조는?
로컬 콘텐츠 기획은 다양하게 수익화될 수 있습니다.
지자체 프로젝트 수주
지역재생, 문화관광, 청년창업 등 공공 예산 활용
기획안/제안서를 통해 수주 또는 위탁 운영
로컬 브랜드 런칭 및 굿즈 판매
지역 상점과 협업해 굿즈 제작, 마켓 운영
콘텐츠 기반 커머스 전환
투어 프로그램 운영
골목 투어, 역사 체험, 지역 탐방 등 유료 프로그램 운영
지역 가이드를 양성하거나 외부 관광객 유치
교육 및 워크숍 기획
로컬 창작자 양성 교육
대학교·기업 대상 ‘로컬 체험 기획’ 교육과정 운영
브랜딩 컨설팅
로컬 식당, 카페, 공방 등의 브랜드 리뉴얼
로고, 스토리, SNS 운영 전략 기획
🌱 사례로 보는 가능성
전주 '완산동 프로젝트'
: 폐쇄된 세탁소를 전시공간으로 바꾸고, 골목 스탬프 투어 기획
강원 '한 달 살기 기획자'
: 한옥마을에서 지역 예술인과의 동거 콘텐츠 운영
부산 영도 '로컬 커뮤니티 큐레이터'
: 낡은 창고를 공유 주방 + 로컬 토크쇼 공간으로 리디자인
일본 오이타현 '유후인 로컬 매거진' 제작자
: 동네 이야기를 월간지로 발간해 관광객에게 판매
“지방에는 할 게 없다”는 말은 옛말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지방이 더 재밌는 이야기의 무대"가 되고 있습니다.
로컬 콘텐츠 기획자는 사라지는 동네의 과거를 기억하고, 그 위에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는 사람들입니다.
이 직업은 콘텐츠 기획력과 동시에 공간 감각, 사람에 대한 이해, 문화에 대한 존중이 필요한 종합예술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라질 뻔한 것들에 두 번째 기회를 주는 일’이라는 점에서 가장 따뜻하고 의미 있는 콘텐츠 기획의 형태가 아닐까요?